보도자료
 


제목 교육격차 문제, ‘인공지능’에 해법 있을까 등록일 20-12-28 13:26
글쓴이 관리자 조회 95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3077 [47]
‘팬데믹 시대, 인공지능과 교육’이라는 주제로 ‘〈시사IN〉 인공지능 콘퍼런스’가 열렸다. 인공지능이 교육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협업 문제 등도 다뤘다.

ⓒ시사IN 조남진
10월19일 열린 ‘2020 〈시사IN〉 인공지능 콘퍼런스’는 유튜브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되었다.

‘2020 〈시사IN〉 인공지능 콘퍼런스(2020 SAIC)’가 ‘팬데믹 시대, 인공지능(AI)과 교육’이라는 주제로 10월19일 열렸다. 올해로 세 번째 열린 SAIC는 팬데믹 시대를 맞아 처음으로 유튜브와 네이버TV를 통해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사전에 받은 질문과 실시간 채팅으로 올라온 질문에 대한 응답도 진행되었다.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 관장이 사회를 맡았다. 이숙이 〈시사IN〉 대표이사가 개막사를 한 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축사가 이어졌다. 유 장관은 영상으로 보내온 축사에서 “2020년 4월9일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전국 모든 초·중·고등학교에서 온라인 개학을 실시하면서, 원격 수업·에듀테크·빅데이터나 AI 같은 용어가 더 자연스럽게 다가오고 있다. 교육부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염두에 두고 미래 교육의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오늘 콘퍼런스가 AI 시대 교육정책을 고민하는 데 도움을 주는 나침반이 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첫 연사로 프랑스의 IT 교육 혁신기관 에콜42 공동창립자 니콜라 사디라크 씨가 기조 강연을 했다. 영상으로 보내온 강연에서 사디라크 씨는 인공지능이 기존 직업을 대체한다는 우려에 대해 “문제는 직업의 변화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활동의 속성이 변화하는 것이다. 직업, 아니 인간 활동에서 점점 창의력이 중요하게 될 것이다”라고 짚었다. “인간이 인공지능보다 훨씬 뛰어난 분야가 두 가지 있는데 바로 창의력과 집단지성이다. 이를 발달시키기 위한 교육체계 재설계가 필요하다.”

프랑스에 스타트업이 등장하기 전까지 교육은 지식과 절차를 전달하는 것이었지만, 이런 교육은 더 이상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고 사디라크 씨는 말했다. “기존 교육체계의 큰 결점은 학생에게 어떤 문제를 줄 때 답도 이미 주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혁신의 과정에는 밝혀진 답이 없다. 답이 있으면 혁신이 아니니까. 답이 정해진 문제를 푸는 데만 익숙해지도록 가르치면 위험을 감수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게다가 “그렇게 열심히 발전시켜온 지적 능력이 현재는 거의 쓸모가 없다. 지식에의 접근이 너무나 쉽고 간단해졌기 때문이다.” 더 이상 지식 교육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 그는 25년 전부터 추진해온 다양한 교육과정 실험을 통해, 학생들을 어떻게 지식으로부터 ‘해방’시킬까에 주목했다.

ⓒGoogle 갈무리
SAIC 연사로 나선 니콜라 사디라크 에콜42 공동창립자.

창의력을 키우는 ‘재미 요법’

교육에서 창의력을 키우는 방법으로 사디라크 씨가 주목하는 것은 ‘재미 요법’이다. “우리의 뇌 활동은 스트레스를 비롯한 여러 요소에 좌우되기 때문에 심한 공포와 스트레스를 주면 창의성은 전혀 발휘되지 못한다. 교육과정에서 창의력을 키우려면 다른 방법을 써야 하는데 그것이 즐거움을 활용한 재미 요법이다. 특히 집단지성 함양에는 재미 요법이 큰 효과가 있다. 또래집단의 인정을 받는 것이 재미가 되기 때문이다.” 그는 사람마다 재미를 느끼는 방식이 각각 다른데, 인공지능이 개별 맞춤형 교육을 통한 효과적인 동기부여에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사IN 조남진
조규찬 네이버 커넥트재단 이사장.

다음 연사는 조규찬 네이버 커넥트재단 이사장이었다. 조 이사장은 미래세대 교육을 위해 설립된 비영리재단 ‘네이버 커넥트재단’이 운영하고 준비하는 인공지능과 데이터 교육을 소개했다. 먼저 실습 플랫폼으로 ‘엔트리’를 보여주었다. 회원이 200만명이 넘는 엔트리는 누구나 무료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다. 월평균 100만명이 엔트리를 방문해 작품 20만 개를 만든다. 엔트리에서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것을 시각화하여 분석할 뿐 아니라 머신러닝 모델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학생들은 엔트리를 이용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를 시각화하고, 지역별 미세먼지 농도 퀴즈를 만들며, 전 세계 언어가 가능한 음성 인공지능 번역기를 만들었다.

교육 콘텐츠로는 실습 프로젝트 40여 개로 구성된 데이터와 인공지능 교재를 순차적으로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 수업이나 방과 후 수업에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인공지능 교재의 경우, ‘스노우’라는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미지 인식 기술을 체험하고, 기초 원리를 이해한 뒤 직접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보며, 이미지 인식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토의해보는 식이다.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오는 11월 교사 3000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연수를 계획하고 있다. 12월에는 학생 200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과 데이터를 배우는 캠프를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조 이사장은 “데이터와 인공지능 이해는 미래세대가 갖춰야 할 기본 역량이다. 커넥트재단은 인공지능과 데이터 교육을 통해 새 세대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시사IN 조남진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 원장.

세 번째 연사인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원장은 ‘AI와 디지털 뉴딜’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차 원장은 디지털 혁신의 5대 요소를 짚었다. 첫 번째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디지털 플랫폼이다. 현재는 기술만 강조되는 경향이 있지만, 비즈니스 모델 없이 인공지능 기술만 갖춘 플랫폼 회사는 없다. 두 번째는 디지털 혁신 인재다. 특정 분야에 지식을 갖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가를 말한다. 이 외에도 변화를 이끄는 리더십과 혁신에 투자할 수 있는 자본, 디지털 친화적인 문화·정책·법이 필요하다. 차 원장은 특히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공지능 시대에 고통받는 것은 중하층 일자리다. 그 사람들이 뒤처지지 않고 앞으로도 먹고살 수 있도록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러려면 대학 교육을 포함해 정규교육이 바뀌어야 한다.”

정규교육을 당장에 뜯어고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차 원장은 학부 때 뭘 전공했든 대학 졸업생들에게 데이터 사이언스를 가르쳐서, 특정 분야의 지식과 데이터 사이언스를 둘 다 이해하는 ‘양손잡이 인재’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이 정부에서 교수 TO를 받아 뽑으려 해도 사람을 뽑을 수가 없다. 연봉이 낮고 연구 환경도 안 되어서 어려움이 있다. 미국 버클리 대학에서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학부생에게 ‘데이터 사이언스의 기초’ 과목을 가르친다. 선택과목인데도 1500명이 듣는다. 다른 과목도 이에 맞춰 변하고 있다.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을 통해 양손잡이 인재를 키우는 실험을 하고 있다.”

ⓒ시사IN 조남진
학교 현장의 AI 교육에 대해 발표한 이영호 서울영도초등학교 교사.

네 번째 연사인 이영호 서울영도초등학교 교사(교육학 박사)는 학교 현장에서 인공지능 교육을 어떻게 하는지 설명했다. 현재 ‘AI 선도학교’라고 해서 인공지능 관련 교육을 하는 학교가 전국에 250여 곳 있는데 이 교사가 재직하는 영도초교도 그중 한 사례다. 이 학교에서는 크게 세 가지 분야로 인공지능 교육을 한다. 첫 번째는 ‘인공지능이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이다.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이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인공지능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느꼈다. 미래가 인공지능으로 어떻게 바뀔지 물어봤더니, ‘인공지능이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해주면 사람과 인공지능이 협업할 수 있다. 단, 싸움에 쓰이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고 적은 학생이 있었다. 인공지능에 의해 앞으로 생겨나는 직업이 더 많아질 것 같다며 자신의 진로를 생각해보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팬데믹 시대 AI의 역할

두 번째는 인공지능과 관련된 윤리적 문제다. 이 수업을 할 때 이 교사는 인공지능 로봇의 보행을 훈련시키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잘 걸어가는 로봇을 막대기로 밀거나 발로 걷어차는 영상이었다.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그래도 때리면 안 된다. 로봇이 때리는 걸 학습할 수도 있다’고 적은 학생도 있었고, ‘테스트를 위한 것이라면 괜찮다’는 학생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과 기술도 가르친다. 이 교사는 영국의 사이트 ‘머신러닝 포 키즈’를 발견하고 사이트를 만든 사람에게 연락한 뒤, 한국어로 번역해 학교 학생들에게 가르쳐본 경험을 소개했다.

ⓒ시사IN 조남진
수학 문제풀이 검색 앱 ‘콴다’를 개발한 매스프레소 이종흔 공동대표.

다섯 번째 연사로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 베트남 등지에서 500만명 넘게 사용하는 수학 문제풀이 검색 앱 ‘콴다’를 개발한 매스프레소의 이종흔 공동대표가 나서서 ‘AI 기반 에듀테크(교육과 기술의 합성어)’의 세계를 들려주었다. 이 대표는 통념을 깨는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에서 교육격차가 심해졌다는 연구 결과가 대다수다. 팬데믹이 교육시장을 빠르게 변화시킬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가 미처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변화를 맞았기 때문에 이런 혼란을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지금보다 준비된 상태에서 AI가 교육시장에 들어오게 되면, 교육격차나 정보접근성 면에서 오히려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다.”

이 공동대표는 AI로 ‘맞춤형 교육’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문제집 한 권에 문제가 보통 800개에서 1000개 들어 있다. 인터넷 강의나 각종 수업도 한 시간 혹은 한 학기 단위로 판매된다. 지금까지는 한 교실에 있는 학생 수십, 수백 명에게 똑같은 수업을 해왔다. 그런데 디지털에서는 문제를 문제집 한 권에 묶어둘 필요가 없다. 학생은 문제집 한 권을 소비하는 대신에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처럼) 한 문제씩 풀어나갈 수 있고, 이것이 데이터로 수집되면 이 학생의 학습 상태를 파악하기가 훨씬 용이해진다. 이를 통해 (지금껏 거의 불가능하거나 값비싼 서비스였던) 일대일 맞춤형 교육을 실현할 수 있다. 사교육의 불균형을 기술 혁신으로 푸는 것이다.”

사회를 맡은 이정모 관장은 “인간과 인공지능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인공지능이 불평등을 해소할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콘퍼런스가) 새로운 사회를 맞이할 때 당황하지 않고 올바른 길로 가는 초석이 되면 좋겠다”라고 마무리 인사를 했다.


전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