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후변화 대응 국제협력 활성화 주도적 역할…美 빈자리 메울 것"

"중국이 2020년 새로운 기후 체제를 위한 국제 협력 활성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양 푸치양 천연자원보호위원회 수석 고문은 2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제4회 서울 기후-에너지 국제 컨퍼런스(Seoul Climate-Energy Conference) 본회의1에서 "미국이 빠지면서 생긴 국제협력 리더십 공백을 중국이 메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은 지난 6월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했다. 본회의1은 '2020년 새로운 기후 체제를 위한 국제 협력 활성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양 푸치양 고문은 "중국 중앙정부가 이전까지 기후변화에 대해 선진국을 추종하는 태도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직접 운전석에 앉을 것"이라며 "파리 기후변화 협정을 성실하게 이행해 탄소배출 감축 일정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 정부의 방침대로라면 2020년에 탄소배출을 20% 이상 감축하게 된다”며 “연 1억60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이게 된다"고 말했다. 중국은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 GDP 단위당 탄소배출을 2015년 대비 18% 감축한다고 지난해 발표했다.

양 고문은 중국이 선진국과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싶어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그는 "중국은 유럽연합(EU)과 일본은 물론이고 미국과도 협업을 도모하고 있다"며 "미국과는 정부 관료들과 운영하는 기후변화 회의를 이미 진행하고 있고, 시민사회와 민간 기업과도 힘을 합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양 푸치양 고문은 "중국이 개도국의 기후변화 대응에 조력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베이징대에 기후변화 트레이닝 센터를 개소했는데, 여기에 개도국 정부 관료와 대학생을 초청해 교육하고 있다"며 "이들이 본국으로 돌아가 헌신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본회의1 패널로 참여한 하워드 뱀지 녹색기후기금 사무총장은 "중국의 기여가 국제 협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2020년에 연간 1000억달러 규모의 기후변화 기금을 조성하는 데 역할을 해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다른 패널인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 EU 대사는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시민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각국 정부가 실제 행동에 나서려면 시민사회가 의회에 목소리를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며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에 대해 정치적인 수사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적인 피해 현실 문제를 제기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찬우 외교부 기후변화 대사는 "현 수준의 국제사회 노력으로는 지구 섭씨 2도 상승 억제 계획을 달성할 수 없다"고 했다. 김 대사는 "2100년까지 2도 상승을 막으려면 연 11기가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야한다"며 "한국의 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0.7기가톤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과 비슷한 규모의 국가 20개가 화석연료를 1년 내내 사용하지 않아야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사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탄소가격이 톤당 100달러가 돼야한다"며 "이 조건이 충족된다면 2030년까지 전 세계 잠재적인 탄소 배출 감소량은 30기가톤에 이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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