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 데이터과학이 가져올 새 세상
ㆍD J 파틸 전 미국 최고데이터과학자

 
D J 파틸 전 미국 백악관 최고데이터과학자가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경향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기술이 아니라면 그것은 급진적인 것도 혁명적인 것도 될 수 없습니다. 그 어떤 데이터보다도 사람이 우선돼야 합니다.”

2015년 2월 미국 백악관 최초의 ‘최고데이터과학자’로 지명된 D J 파틸은 “기술보다 사람”이라는 원칙을 강조했다.

파틸은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경향포럼 ‘4차 산업혁명-새로운 기회, 새로운 도전’에 참석해 데이터과학이 가져올 새로운 세상에 대해 강연했다. 파틸은 버락 오바마 정부 당시 미국 정부 최초의 ‘최고데이터과학자’로 지명돼 기후변화, 의료보험, 국가안보 등의 정책에서 빅데이터 전략을 정립하고 주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전에는 이베이, 링크드인, 페이팔, 스카이프 등의 기업에서 최고데이터과학자를 역임했다.

미국 정부는 2012년부터 빅데이터 산업을 정책적으로 챙겨왔다. 18개 연방정부기관이 참여한 ‘국가 연구개발 빅데이터 이니셔티브’를 추진해 정책 전반에 공공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으며, 오바마 정부 시절 백악관에 최고데이터과학자를 두고 국가 빅데이터 정책을 대통령이 직접 챙겼다. 데이터의 힘이 모든 국민들에게 이익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최근 문재인 정부도 한국형 공공빅데이터센터를 연내 출범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학 박사 출신으로 데이터과학의 선두주자인 파틸은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로 우리 삶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설명하면서 모든 기술혁명의 중심에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에 놀라운 혁명이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데이터가 기반이 되었기 때문”이라며 “사물인터넷, 데이터과학, 인공지능, 머신러닝, 자율주행 등이 앞으로 우리 삶에 중요한 기술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파틸은 “모든 사람이 기술의 이익을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며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기술이 아니라면 급진적이거나 혁명적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에서 일하면서 분야별로 막혀 있는 데이터를 공유하고 공론화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활동했다. 예를 들면 경찰 데이터를 공론화하거나, 혹은 의료와 사법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조현병 환자가 경찰에서 출동할 만한 문제를 일으켰을 때 곧장 구치소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위기관리 시설이나 치료시설로 향할 수 있게 된다. 파틸은 미국 플로리다에서는 이와 같은 데이터 공유만으로 구치소 하나를 폐쇄할 수 있을 정도의 비용(1000만달러 상당) 절감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여러 문제를 겪고 있는 대중들을 토론의 장에 참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미국 정부는 정밀의료 분야에서도 데이터과학을 접목해 솔루션 찾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오바마 정부는 암 정복이 인류의 달 착륙에 비견된다는 의미에서 ‘문샷(Moonshot)’이라는 명칭을 채택하고 ‘캔서 문샷 이니셔티브(Cancer Moonshot Initiative)’를 본격 추진했다. 미국 내 주요 암 전문병원들이 정부 지원을 통해 대규모 암 환자 유전체를 분석하고, 그 데이터와 정보를 통해 환자 맞춤형 항암 치료를 실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미국 각지에 산재한 병원들의 데이터를 한데 끌어모아 더 나은 해법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막대한 데이터가 힘을 발휘하는 세상이 되면서 기술 윤리나 사생활 보호와 같은 문제도 고민해야 할 문제로 지적됐다.

파틸은 “각종 사이버 공격이나 러시아의 미국 선거개입 이슈 등을 보면 민주주의 국가에서 기술이 과연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하느냐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며 “결국 기술이 인간에 반(反)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의 3대 원칙은 사람이 언제나 데이터에 우선한다는 것, 데이터는 사람들이 가진 힘을 승수처럼 급격히 쌓아 올려줄 것, 그것을 해야 할 시점은 바로 지금이라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데이터과학은 사람에게 집중해야 한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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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1706282225005&code=920100&med=khan#csidx1602dcb108b9fe0ab0fd5dcb01efd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