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서울 기후-에너지 국제 컨퍼런스, 트럼프 이후는?

마라케시 회의와 2020년 신 기후 체제

김기림 기자 kimx@econovill.com

한국과학기술원(KAIST) 녹색성장대학원과 (사)우리들의미래가 '제3회 서울 기후-에너지 컨퍼런스(Seoul Climate-Energy Conference)'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30일 개최했다.

올해 대주제는‘마라케시 회의와 2020년 신 기후 체제 (Beyond Marrakech: What’s Next for 2020 New Climate Regime)’다. 지난 7일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개최된 제22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2) 이후 2020년 신 기후 체제 출범을 위한 국가 대책 및 에너지 전환 전략, 국제 탄소시장과 글로벌 녹색성장 협력 등 4개 세션으로 나눠 다뤄진다.

서울 기후-에너지 컨퍼런스는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인식 제고와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대표적 회의다. 지난 2014년 첫 대회를 연 이래로 매해 전문가와 관련 정부부처, 국제기구와 학계, 산업계에서 500명이 넘는 인사가 참여한 바 있다.

반기문 UN사무총장은 축사를 통해 “이달 초 파리기후변화협약이 발효됨으로써 인류는 기후변화를 위한 지구촌 협력의 새벽을 열었습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공동선을 추구하는 것이 자국의 이익을 가장 확실하게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각국은 기후변화협약을 강력히 지지해 왔습니다. 이제 이들의 믿음은 효과적인 정책과 실천으로 실행되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반 사무총장은 “온실가스 저감, 청정에너지 개발, 기후 회복력 강화는 유엔의 지속가능 개발목표를 한 단계 높이게 될 것입니다”라며 “오늘 그리고 향후 몇 년간 우리가 취하는 선택들은 앞으로 수 천 년에 걸쳐 영향을 미칠 기후 재앙을 막아낼 것이며 또한 보다 안전하고 평등하게 모든 사람을 위한 지속 가능한 길을 열어줄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콘퍼런스는 녹색성장 공동위원장을 지낸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축사를 시작으로,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더민주당), 정병국 의원(새누리당), 오세정 의원(국민의당)이 각각 기후변화에 대한 입장과 메시지를 발표했다.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은 ‘新기후에너지 시대와 한전의 역할’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각 세션별 주제는 마라케시 COP22와 트럼프: 현황과 앞으로의 과제, 에너지 전환과 신산업 생태계, 온실가스 감축목표(INDC)의 실행과 국제 탄소시장 메커니즘, 녹색성장을 통한 국제협력 체계 모색으로, 기후-에너지 분야의 전문가 25명이 강연 및 패널로 참석했다.

세션 1에서는 김상협 KAIST 녹색성장대학원 초빙교수 겸 (사)우리들의미래 이사장이 좌장을 맡았다. 데이비드 빅터 UC샌디에고 교수, 킬라파르티 라마크리쉬나 UN ESCAP 동북아지역사무소 소장, 안드레이 마쿠 유럽정책센터 탄소시장포럼 대표, 장하이빈 북경대 교수, 김찬우 기후변화대사가 ‘마라케시 COP22와 트럼프: 현황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김상협 (사)우리들의미래 이사장 겸 KAIST 초빙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의 파리기후협정 가입에 대한 행정명령을 무효화하더라도 절차상 정말 탈퇴하려면 4년이 걸릴 것”이라며 “트럼프가 최근 ‘열린 마음(open-mind)’으로 대하겠다고 하는 등 입장 변화를 시사하고 있어 분석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빅터 교수는“트럼프 정부에서는 환경 관련 이슈는 집중받을 가능성이 크지만 기후 문제는 제대로 다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파리 선언을 제대로 실현하는 게 중요하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의 행보와 관계없이 무조건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세션 2에서는 ‘에너지 전환과 신산업 생태계’에 대해 엄지용 KAIST 녹색성장대학원 교수의 진행으로, 네보이샤 나키세노비치 국제 응용시스템 분석 연구원(IIASA) 부소장, 왕세동 중산대학 부원장이 심층 진단했다. 산업계 전문가인 황우현 한국전력 에너지 신사업 단장과 최종웅 인코어드 테크놀로지스 대표, 장성훈 LG화학 전무는 각각 사례를 발표했다.

세션 3은 ‘온실가스 감축목표(INDC)의 실행과 국제 탄소시장 메커니즘’에 대해 정서용 고려대 국제학부 부학부장과 안드레이 마쿠 유럽정책센터 탄소시장포럼 대표, 다카시 혼고 미쯔이 국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 로버트 스토위 하버드 환경경제 프로그램 소장, 장 하이빈 북경대 교수가 함께 살펴본다.

세션 4에서는 이지순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의 진행으로 박광우 KAIST 녹색성장대학원 원장, 파 버틸슨 GGGI 사무차장, 오인환 녹색기술센터 소장, 우세이노 나쿨리마 녹색기후기금 국가 프로그램 국장이 ‘녹색성장을 통한 국제협력 체계 모색’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한편, 서울 기후-에너지 콘퍼런스는 지난 2014년에는 '2014: 신 기후 체제-2014 UN 기후 정상회의 전망과 대응방향’, 2015년에는 ‘파리 기후변화 총회와 그린 빅뱅’을 주제로 개최한 바 있다. ‘UN 기후 정상회의를 위한 10대 권고안(10 Things to Do)’ 및 ‘2015 파리 회의 성공을 위한 5대 권고안’을 채택해 국제사회에 전파했다.